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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꽃은 장미처럼 그렇게 아름다운 꽃은 아니지만 내가 셈이 들기 시작해서부터 80 고령을 넘어선 오늘까지 언제나 가슴속에 청신한 모습으로 피여있는 꽃이다.
나는 여섯살 나던 해에 어머니를 잃었다. 여느 애들 같으면 커가면서 가끔 세상 뜬 어머니의 얼굴을 떠올렸으련만 나는 천성이 둔한편이였던지 기억 속에 어머니의 얼굴모습을 새겨놓지 못하였다. 기억에 남아있는 건 어머니의 장례를 지내던 날 새파란 도라지꽃을 꺾어 어머니의 무덤 앞에 꽂아놓던 일 뿐이다. 그때 내가 왜서 어머니의 무덤 앞에 도리지꽃을 꺾어서 꽂아 놓았을가? 슬퍼서? 아니면 소꿉놀이로?
그러다 셈이 들기 시작한 여덟살 나던 해에 새어머니가 들어왔다. 새어머니는 마음씨 착한 분이여서 나를 잘 대해주었으나 그때부터 어쩐지 세상 뜬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강렬하게 생기기 시작했다. 집에는 어머니의 사진 한장 없었다. 어머니는 어떻게 생겼을가? 그런데 그렇게 어머니를 그리워할 때면 자연히 어머니의 무덤 앞에 꽂아놓던 새파란 도라지꽃이 떠오르군 했다. 나는 그 새파란 도라지꽃을 머리에 떠올리며 얼마나 많이 어머니! 하며 불러보았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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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변일보